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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상영에 스포츠 중계…극장들 '대안 콘텐츠'로 활로 모색
콘서트 상영에 스포츠 중계…극장들 '대안 콘텐츠'로 활로 모색
극장을 찾는 관객이 좀처럼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멀티플렉스 3사가 '대안 콘텐츠'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인기 K팝 가수의 콘서트 실황을 상영하거나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가 하면, 클래식·미술 등 순수 예술로도 손을 뻗는 모습이다.
CJ CGV는 K팝 가수 '모시기'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가수 아이유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콘서트 실황을 영화화한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로 재미를 봤다.
이달 13일 개봉한 이 영화는 콘서트 실황으로는 처음으로 특별관인 아이맥스(IMAX)에서도 상영됐다.
쟁쟁한 극 영화들을 제치고 CGV 예매율 1위로 시작해 전체 박스오피스에선 3위까지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약 7만명이다.
CGV는 앞서 3월에는 '국민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을 단독 개봉했다.
이 작품 역시 박스오피스 3∼4위를 오가며 최종 관객 수 25만 명으로 마무리했다. 실황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올해 나온 전체 한국 영화 가운데 스무 번째로 많은 관객 수를 기록했다.
축구나 테니스, e스포츠 경기를 영화관에서 중계하는 사례도 잦아졌다.
롯데시네마는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아스널의 라이벌 경기를 생중계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으로 임명된 뒤 처음으로 출전한 '북런던 더비'였던 만큼 관심이 컸다.
최근 개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 출전한 우리 대표팀의 '리그 오브 레전드' 준결승전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메가박스는 순수예술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문가를 초청해 서양 미술과 문화 강연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집트 고대 문명부터 미켈란젤로, 모네, 반 고흐, 클림트, 피카소의 미술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룬다.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존 크랑코의 대표작과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이고르 레비트, 다닐 트리포노프의 공연 실황 등 공연예술·클래식 기획전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극장들이 영화가 아닌 다른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 건 상업성을 염두에 둔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K팝 콘텐츠의 경우 팬층이 탄탄해 웬만한 소규모 영화보다 높은 매출액을 기대할 수 있다. 관객이 일반 영화보다 적게 들더라도, 특별관 상영 등을 이유로 평균 티켓 가격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례로 아이유 콘서트 실황 영화는 개봉 첫날 9천여 명을 모아 관객 수로는 박스오피스 4위였지만, 매출액 점유율은 15.8%로 세 번째로 높았다. 이날 하루에만 약 2억1천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지금까지 누적 매출액은 약 16억원이다.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 역시 매출액으로만 따지면 올해 한국 영화 중 15번째로 높은 실적을 올렸다. 총매출액은 약 60억원으로 김용화 감독의 SF 대작 '더 문'보다 높았다.
다양한 콘텐츠는 극장과 심리적 거리가 멀어진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유인책이 될 수도 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되면서 극장의 존재감 자체도 희미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안 콘텐츠는 관객들이 일단 극장을 찾도록 해 최신 영화가 무엇이 있는지, 무슨 이벤트가 열리는지 한 번 더 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라는 한 가지 콘텐츠로는 극장이 가고 싶은 장소, 재미있는 장소로 인식되기 어렵다"며 "점점 더 폭넓은 콘텐츠를 선보여야만 관객 저변을 확대할 수 있어 극장들의 대안 콘텐츠 확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2년의 1편을 다시 보는 느낌…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한국 특유의 가족 문화에 조폭이라는 소재를 끌어들여 개성적인 코미디를 빚어내면서 관객들의 오랜 사랑을 받았다.
1편 '가문의 영광'(2002)을 시작으로 5편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2012)에 이르기까지 관객 수를 모두 합하면 2천만명에 달한다.
5편이 나온 지 11년 만에 6편이 나왔다.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가문의 영광: 리턴즈'다.
이 영화는 1편인 '가문의 영광'의 리메이크작으로, 1편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르되 요즘 세대의 감수성에 맞춰 디테일에 변화를 줬다.
주인공 대서(윤현민 분)는 스타 작가로, 어느 날 밤 클럽에서 놀다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는다.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눈을 뜬 그는 바로 옆에 말 한마디 섞어본 기억이 없는 여자 진경(유라)이 누워 있는 걸 보고 기겁한다.
사무실로 출근한 대서를 진경의 오빠 석재(탁재훈), 종면(정준하), 종칠(고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대서에게 홍덕자(김수미)를 정점으로 한 가계도를 보여주면서 "하나뿐인 여동생과 동침했으니 책임을 져야지"라고 한다.
이들이 물불 가리지 않는 조폭 집안이란 걸 알게 된 대서는 어떻게든 그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지만, 이들은 대서를 호락호락 내주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대서는 자기도 모르게 진경과 사랑에 빠진다.
이야기의 흐름은 1편과 거의 같다. 1편을 본 관객이라면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침대에서 잠을 깬 대서가 이불 밑으로 나온 두 발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 중에 갑자기 발이 부르르 떨리면서 진경이 눈을 뜨는 것도 1편과 같다.
1편을 본 관객은 양가의 상견례 자리에서 대서 부모의 탐탁지 않은 반응에 직면한 홍덕자가 어떻게 나올지 알고, 예측은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이 영화는 몇몇 설정에 변화를 줘 새로운 느낌을 더하긴 했다. 대서가 작가인 것도 1편의 대서가 서울대 법대 출신의 대기업 직원인 것과는 대비된다. 1편에서 진경이 속한 조폭 집안의 수장은 남성이지만, 이 영화에선 여성인 것도 차이점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흐름이 1편을 거의 그대로 따르다시피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충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편이 나온 지 21년이나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야기의 중심엔 대서와 진경이 술에 취해 한 침대에서 잔 사건이 있지만, 이에 대한 정서는 1편 때의 관객과 요즘 관객이 같을 수 없다. 관객의 공감도가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영화의 출연진이 코믹 연기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출중한 배우들이란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액션 장면은 길지 않지만, 상당히 역동적이다. 특히 홍덕자 집안의 배신자 얏빠리 역을 맡은 격투기 선수 추성훈은 패싸움 장면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가문의 영광' 시리즈 전편을 제작하고 4편을 연출한 정태원 감독과 2편, 3편, 5편을 연출한 정용기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이 영화는 오는 27일 개봉하는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김성식 감독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과 함께 추석 대목을 맞은 극장가에서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정태원 감독은 19일 시사회에서 "'가문의 영광'은 과거에도 추석 연휴에 개봉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추석이 적기라고 생각했다"며 "좋은 영화들이 많지만, 우리 영화는 장르가 다른 만큼 골라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개봉. 99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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